진흙 속에 숨겨진 놀라운 비밀

보령 머드는 천수만에서 채취한 개펄을 머드 공장에서 여러번의 수비과정을 거쳐 만들어 진다.

우리가 ‘지저분하고 게으를 것이다.’ 오해하고 있는 돼지는 사실 엄청 깨끗한 동물이다. 돼지는 하루에 최고 15번까지 목욕을 즐기는 동물이다. 물론 목욕통이 진흙이긴 하지만 말이다. 돼지의 큰 덩치는 스스로도 부자연스럽지만 수렁 속에서 몸을 이리 저리 굴리면서 진흙을 묻히는 모습을 보면 돼지가 지금 자신의 청결을 목적으로 목욕을 하는 것인지 단순히 좁은 공간에서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인지 분간이 안된다. 물론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그저 장난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이 진흙 목욕이 돼지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행동 중 하나이다. 돼지의 몸은 유전적으로 몸에 털이 적고 땀샘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체온조절이 다른 동물에 비해 매워 어렵고 해충이나 외부 자극에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태양 아래 돼지의 몸은 쉽게 과열된다. 과열된 체온을 낮추기 위해 진흙 속으로 들어가는데 실제로 진흙 목욕을 하면 높아진 체온을 약 2도 가량 낮출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돼지는 몸에 들러붙은 해충이나 냄새 제거를 위해 진흙 목욕을 한다는 것이다. 아둔한 줄로만 알았던 돼지였는데, 도대체 이런 지혜로운 생각을 어떻게 했을지 참 신기할 따름이다.

머드는 동식물들의 분해산물들과 토양, 염류 등의 퇴적으로 오랜 세월 동안 지질학적, 화학적 작용을 받고 거기에 미생물의 분해 작용을 더해 형성된 것이다. 머드는 오래전부터 각종 피부질환의 치료제로 사용할 만큼 그 효능이 좋았다. 시중에는 여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장품에 머드의 성분을 첨가한 여러 종류의 기능성 화장품이 출시되어 있다. 이는 머드에서 추출되는 각종 미네랄, 게르마늄, 원적외선, 벤토나이트 등의 성분이 피부미용에 탁월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이다. 본초강목에 머드의 효능에 대해 “붉은 흙인 적토를 얼굴에 바르면 기미나 여드름이 없어진다.”고 기록되어 있다. 실제 우리 집에서도 2차 성징의 상징인 여드름으로 피부 관리에 어려움이 있던 딸도 머드로 관리를 해서인지 지금은 자칭 도자기 피부를 자랑하고 있다.

그럼 머드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과를 가져왔는지 궁금한데, 우선 머드에는 항균 작용의 효능이 있어 외상치료에 효과가 뛰어나다. 일단 상처가 나면 치료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흉터가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머드를 상처가 난 부위에 발라주면 상처는 물론 그 주변까지 혈액과 림프순환을 원활하게 해주어 염증이 인접조직이나 다른 세포로 번지는 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또한, 머드는 몸에 해로운 균을 잡아먹는 다른 균들을 배양시켜 염증성 분해물을 제거해주기도 하며, 상처 재생을 촉진시켜주고 상처로 인해 발생 되는 후유증을 없애주는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미용목적뿐 아니라 피부나 상처 치료의 목적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팩 제품이나 머드화장품에 사용되는 주요성분엔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천연 미네랄과 다량의 각종 유효성분, 물리적 작용인자와 함께 무기성분과 유기복합물질, 또 피부에 활력과 탄력을 주는 광물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나이가 들어도 여성들에게 중요 관심은 바로 미용이 아닐까 싶은데, 기본적으로 미용을 위한 화장품은 보습 효과를 우선으로 따진다. 머드는 천연적으로 보습 효과와 청정 작용을 하는데 특히 바닷물에 들어가기 전 얼마 동안 천연 머드를 온몸에 바르면 매우 좋다. 자외선 차단은 물론 이때 자연 발생하는 원적외선은 머드에서만 얻을 수 있는 미용 효과다.

무엇보다도 머드는 천연재료라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싶다.

필자는 해마다 여름이면 가족들과 빠지지 않고 꼭 들리는 여행지가 있다. 바로 충남 보령이 그곳이다. 아름다운 서해바다에 펼쳐진 넓고 쭉 뻗은 머드 길은 더위를 단 번에 날아가게 하기에 충분하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령머드 축제에는 해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작년에 함께 동행 했던 어머니는 내국인보다 외국이 더 많은 것에 매우 놀라셨던 기억이 있다.

보령 머드 축제는 다른 페스티벌과 달리 머드를 뒤집어써야 하기 때문에 옷차림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보령의 특산물이자 머드축제의 주역인 이 머드는 대천해수욕장 주변에서 채취한 양질의 천연 바다진흙으로 원적외선이 방출되어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머드 밭에서 뒹구는 관광객들은 어느덧 자신의 모습에 전혀 개의치 않고 머드를 여기저기 바르고 기념촬영을 하고 웃는다. 그 유쾌한 웃음이 해안선을 따라 길게 드리워진다. 이렇게 여름이면 보령은 떠들썩해진다. 136km나 되는 기다란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고운 진흙 밭의 머드는 원적외선이 다량 방출되고 미네랄·게르마늄·벤토나이트를 함유하고 있어 피부미용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머드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이스라엘의 사해 진흙보다 우리 보령의 머드가 더 뛰어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이렇게 품질 좋은 머드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천수 만에서 채취한 개펄은 머드 공장에서 여러 번의 수비과정을 거친다. 수비란? 머드를 흔들면 분말이 큰 것은 가라앉고, 가벼운 것은 물 위에 뜨게 돼 있는데 이런 과정을 몇 번씩 거쳐 가장 고운 머드만을 채취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 이집트 파라오 왕 시대에도 클레오파트라로부터 머드를 이용한 피부미용이 행해졌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는데, 아주 긴 시간이 지나서야 값지고 아름다운 진주를 얻을 수 있듯이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얻어진 순수 머드야 말로 값진 보물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귀하다고 말할 수 있겠다.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주부들 사이에서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가 바로 아토피피부염일 것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해지면 간지러움과 따가움에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불편함 정도의 문제가 아닌 생사가 달릴 정도로 엄청난 고통이라고 한다. 아토피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가진 부모는 단 하루만이라도 아이가 편하게 잠든 모습 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하는데… 최근 한 방송사와 모 대학에서 보령 머드를 이용해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간의 실험에서 보령 머드가 아토피 피부질환의 증상을 완화하고 치유 해 준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어냈다. 이 실험을 진행한 교수는 머드 안의 천연미네랄 성분이 피부의 수분조절과 진정작용을 도와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을 개선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보령시는 품질 좋은 머드를 이용한 각종 제품을 출시하는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학창의재단 2014 과학문화민간활동지원사업 지원과제 (인하대바이오융합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