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한국은 과거 국제 사회의 원조를 받는 대표적인 나라였습니다. 대부분이 과학기술에 관련된 원조였지요. 이러한 원조는 나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했고, 현재 한국이 원조를 하는 나라로 거듭나는 기반이 되었답니다. 원조를 받았던 과거의 역사와 원조를 주는 지금의 현황을 살펴볼까요?

과학기술 분야의 원조를 받다

한국은 해방 이후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약 120억 달러의 공적 개발 원조를 받았습니다. 긴급 구호부터 구조 조정 프로그램까지의 다양한 원조가 경제와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특별히 과학 기술 분야는 국제 사회의 원조를 받아 크게 성장했습니다. 1950~60년대에는 기술 훈련생의 파견 훈련 지원이 활발했고, 이와 함께 각종 국제기구 가입, 과학 기술 국제회의 참석, 기술 협정 체결 등이 추진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들어서는 국가의 공업화 계획과 연계된 기술 협력이 추진되었고, 1980년대에는 한국의 경제력과 과학 기술이 성숙함에 따라서 기존의 한쪽이 원조를 제공받기만 하던 형태에서 서로가 이득을 얻는 상호 호혜적 협력으로 방향이 전환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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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원조국 미국과의 과학기술 협력

미국은 한국을 원조하고 기술 협력 관계를 맺은 가장 주요한 파트너였습니다. 해방 이후부터 미국은 한국이 과학 기술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기술 인력 양성, 연구소 설립 등을 지원하며 일방적 개발 원조를 제공했습니다.

KIST 설립 등 1억 2,600만 달러 규모의 기술 원조
약 4000여 명의 한국 과학 기술자에게 미국에서의 기술 훈련 제공
약 2000여 명의 미국 전문가들이 한국에 파견되어 기술 지도
1976년 양국 간 과학기술협정 체결, 이후 상호 협력 관계로 전환
1985년〜1995년, 총 129개의 공동 연구 과제 수행

이후 1992년에 한미과학기술협력협정이 다시 체결되면서 한미 양국은 완전히 대등한 협력 관계를 맺어 현재까지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영국, 독일과의 과학기술 협력

일본과의 과학 기술 협력 관계도 미국과 비슷한 양상으로 변화해왔습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부터 1970년대 말까지는 일본 정부 주도의 기술 협력 사업이 주를 이루다가, 1985년 한일과학기술협력협정이 체결된 뒤 점차 대등한 협력 단계로 발전했습니다.

영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대외 원조 사업은 1961년부터 시작됐습니다.

1988년까지 과학기술자 485명 영국에서 연수
1985년 한영과학기술협력협정 체결하고 한영과학기술혼성위원회와 과학기술장관회의를 정례적으로 개최, 대등한 협력 관계 구축
1989년 한국과학기술원이 인공위성연구센터 연구진을 영국 서리대학에 파견, 위성 제작 기술을 전수받음

독일과의 기술 협력은 독일의 기술 원조 제공 형태로 추진됐다가 1986년 한독과학기술협력협정 체결을 계기로 양국이 대등한 협력 관계로 전환됐습니다. 특히 1996년에는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협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KIST 유럽 연구소’가 독일 자르브뤼켄에 개소되었습니다.

한국, 원조하는 국가로 거듭나다

국제 협력은 국제기구와의 협력도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한국의 경제사회개발계획에 UN의 여러 기구들이 큰 역할을 했는데 그중에서도 유엔개발계획(UNDP)의 역할이 가장 컸습니다. UNDP는 주로 기술인력 훈련, 외국인 전문가 초청 활용, 기자재 도입 등의 사업을 경제사회 5개년 계획과 연계해 지원했습니다.

한편 한국은 국제 사회의 원조를 받는 한편 원조를 베풀기도 했습니다. 원조를 받는 수원국의 역사와 원조를 하는 공여국의 역사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1965년부터 한국 정부 자금으로 개발 도상국 훈련생 초청 사업 실시
1967년부터 해외로 전문가를 파견
1975년 노동부가 개도국 기능공 초청 연수 사업 시작
1977년 한국의 기자재를 개도국에 공여, 물자 지원 사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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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1991년 UNDP 집행이사회는 한국을 지원받는 금액보다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더 많은 순공여국으로 분류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1996년부터는 사실상 UNDP를 지원하는 국가로 완전히 변모했습니다.

현재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1987년 194억 원에서 2014년 2조 2,699억 원까지 무려 117배 증가했습니다. 2014년 총 159개 프로그램이 진행됐는데, 그중 과학기술 분야의 총 19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전체 규모에 비하면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가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원조 받은 ODA 자금을 기술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입해 산업 발전을 이루고, 여기에서 얻은 이익을 고용창출과 R&D에 다시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눈부시게 발전한 우리나라,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역사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