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대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기술, 사진술의 탄생

손대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기술, 사진술의 탄생


 




사진은 현대의 시각문화를 지탱하는 미디어, 자연과 세계를 이해하는 창구, 나아가 일상적인 소통의 도구이다. 사진의 의미를 넓게 보면 카메라로 촬영된 영화, 비디오, 3D영상 등 모든 실물을 찍은 영상이 포함된다. 오늘날에는 많은 사람들은 카메라기능이 있는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든 사진을 찍어 기록한다. 뿐만 아니라 우주에 띄워 놓은 인공위성을 비롯해 건물과 거리 곳곳에 설치돼 있는 CCTV가 24시간 작동하면서 세상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사진은 자신과 이웃, 세상과 자연의 모습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이와 같은 현대의 영상문화는 19세기 사진술의 발견으로부터 시작됐다.


 



사진술의 탄생배경


사진술이 탄생하기 이전에 사물의 이미지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림밖에 없었다. 하지만 당시 미술은 대부분 사물에 담긴 속성이나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대개 눈에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신(神)을 그림이나 조각으로 만들어 그 자체를 숭배의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그런데 1820년대 이후 유럽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묘사, 재현하려는 ‘사실주의’가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림에서도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능력을 중요시하게 됐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사물의 이미지를 가장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기술로 탄생한 것이 ‘사진’이었다.


 




  그림 1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만든 광학장치인 ‘카메라 옵스큐라’


위키피디아


 


손 대지 않고 그림을 그리는 기술 탄생 



  그림 2 1826년 니에프스가 제작한 ‘태양으로 그린 그림’


위키피디아


 


사진술은 과학적인 목적이 아닌 ‘손을 대지 않고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사람들’에 의해 탄생했다. ‘사진의 아버지’로 프랑스의 조세프 니에프스(Niepce, Joseph Nicephore, 1765년 ~ 1833년)와 루이 다게르(Louis Jacques Mande Daguerre, 1787년 ~ 1851년), 영국의 윌리엄 톨벗(William Henry Fox Talbot, 1800년 ~ 1877년) 세 사람을 들 수 있다. 공학자였던 니에프스는 아스팔트 건판을 이용해 카메라옵스 큐라 이미지를 고정시키는 방법을 연구해 1826년 세계 최초로 사진을 제작했다. 노출시간이 8시간이나 걸린 이 사진은 ‘헬리오그래피(Heliography, 태양으로 그리는 그림)’라 불렸다.


 



  그림 3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서 공식적인 최초의 사진술로 인정한 ‘다게레오타입’


위키피디아


 


오페라 무대장치가이자 디오라마의 발명자, 화가이기도 했던 다게르는 니에프스의 연구를 흡수해 실험을 거듭했다. 그는 요오드와 수은을 섞은 감광판을 사용했다. 여기에 식염을 넣어 니에프스의 사진보다 안정적이고 감광시간이 훨씬 단축된 사진을 만들었다. 이 기술은 1839년 8월 19일 ‘다게레오타입(Daguereotype, 은판사진법)’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됐고 프랑스 과학아카데미에서 공식적인 최초의 사진술로 인정받게 됐다.


 


한편 수학·물리학자이면서 아마추어 화가였던 톨벗은 초산은과 식염으로 만든 감광제를 바른 종이 위에 나뭇잎을 올려놓고 감광시키는 실험을 했다. 1837년 나뭇잎 형태를 이미지로 남기는 실험에 성공해 이 기술을 ‘톨벗 타입(talbotype)’이라 불렀다. 그는 ‘현상’의 과정을 확립하고 대량으로 사진을 출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개척한 사람으로 평가 받고 있다.



 


초창기 사진은 미술의 한 방법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회화와 비교되는 일이 많았고 회화에 큰 영향을 주기도 했다. 1870년대에는 말이 달리는 모습, 인간의 걷는 모습 등을 연속으로 촬영한 사진과 눈으로 본 장면의 차이가 많다는 것을 알았다. 인간의 눈은 대상의 움직임을 정확히 파악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간은 대상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대상으로부터 오는 빛을 보는 것이라는 ‘시각의 현실성’에 대한 자각은 인상파의 탄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 시대, 인류에게 사진이란?


사진술 탄생 초기의 사진은 빛에 노출시키는 시간이 길어서 인물사진 한 장 찍으려면 수십 분 이상 카메라 앞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야 했다. 그 후 사진술 개발이 계속돼 현재는 1초에 수백만 장까지 촬영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다게레오타입으로는 촬영과 현상을 거쳐 단 한 장의 사진밖에 얻을 수 없었지만 1880년대 들어서며 롤 필름을 이용해 자유롭게 사진을 확대, 축소하거나 대량복제를 하는것도 가능해졌다.


 


현대에는 이전의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누구나 촬영, 저장, 가공, 전송, 출력을 간편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순식간에 확산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카메라에 부착된 GPS수신기로 사진을 찍은 위치정보까지 기록할 수 있다. 머지않아 특정 장소에서 촬영한 인터넷 상의 모든 사진을 자동적으로 검색하는 일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4 사진술의 발달사 ⓒ 한국과학창의재단 / 작가 김화연


우리는 사진을 통해 멀리 우주의 바깥에서부터 세포의 내부, 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사진은 개인의 추억을 보존하고 역사적 사건의 현장을 가장 객관적으로 전달해 주기도 한다. 인간에게 사진은 기억을 위한 매체이고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눈이다.


 



[교육팁]


초등학교 6학년 과학 1단원 ‘빛’ 단원에 소개되어 있는 바늘구멍 사진기를 통해 ‘카메라’에 상이 맺히는 원리를 확인해보자.


바늘구멍 사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구멍을 뚫을 수 있는 핀, 검은색 골판지, 셀로판테이프, 기름종이, 가위, 풀이 필요하다.


만드는 방법은 우선 검은색 골판지로 직육면체 겉 상자를 만든다. 이때 한 쪽은 구멍을 뚫어 속 상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리고 닫힌 한 쪽에는 핀으로 작은 구멍을 낸다.


속 상자는 겉 상자보다 좀 작게 만들어 겉 상자의 뚫린 구멍속에서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도록 만든다. 속 상자는 양 쪽 모두 뚫리도록 만든 다음 한 쪽면에만 기름종이를 붙인다. 기름종이를 붙인 쪽이 겉상자 속으로 들어가도록 한 뒤 관찰한다.


(바늘구멍 사진기의 전개도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실험관찰 부록 95~97 페이지 참조)


 



[교육과정]


– 초등학교 3학년 과학, 빛의 직진


– 초등학교 6학년 과학, 빛


 


용어풀이사전


– 연금술사(The alchemist) : 값싼 금속을 금과 같은 귀금속으로 만들려고 했던 사람들.


– 초산은(硝酸銀) : 질산은, 은을 질산에 녹여 증발시켜 얻는 무색 투명한 판 모양의 결정.


– 염화은(鹽化銀) : 염소와 은의 화합물.


– 아스팔트 건판(Asphalt plate) : 주석과 납의 합금인 퓨터판에 아스팔트를 바른 것. 라벤더 기름에 담그면 빛을 받은 부분은 굳고 빛을 받지 않은 부분은 녹은 모양이 생김.


– 디오라마(Diorama) : 배경이나 환경을 그림으로 하고 그 앞에 축소 모형을 설치해 하나의 장면을 만든 것.


– 감광(感光) : 빛을 쪼였을 때 물리적, 화학적으로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


– 인상파(Impressionism art) :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미술상의 주의. 자연을 하나의 색채현상으로 보고 빛과 함께 시시각각 움직이는 색채의 변화를 표현하고자 함.


 


 


글 / 이원곤 단국대학교 예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