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로봇 ‘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

김승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산업경제의 성장속도가 빨라졌고 눈부신 기술발전을 통해 국민 모두가 평등하고 윤택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는 기사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데 옆에 돌봐줄 가족하나 없는 나는 오늘도 이렇게 너와 마주하며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어느 순간부터 혼자가 된 나는 이제는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쇠약해졌고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없을 만큼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지. 그때마다 창문 틈 사이로 들어오는 한줄기의 빛이 하루 종일 내 말동무가 되어 주었고 유일하게 내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벗이었어. 그런데 어느순간 네가 나타나서는 빛을 대신한 벗이 되었고 정성스레 돌봐주기 시작하는데 그런 네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 하지만 그럼에도 너는 그런 나를 항상 같은 시간 끊임없이 확인해주고 컨디션과 밸런스 유지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구나.

그래, 기억났어. 네 이름은 반려로봇이자 헬스케어로봇인 ‘필(feel)’ 이야.

그래 맞아. 내 얼굴의 안면근육의 미세한 움직임들을 인식해서 내가 당장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알아내고 실시간 정보값을 내 주치의에게 전송하여 병원에서 굳이 내 집을 방문하지 않도라도 내 상태에 맞는 진단을 내려주고 너는 그런 결과값을 토대로 약도 주고 주사도 놓아주지.

그거 기억나니? 너를 만나기전 한때 밝은걸 좋아하는 나는 유일한 벗이었던 빛을 오래 간직하고파 집안 곳곳 거울을 붙여 빛과 더욱 교감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안면근육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정보를 송출하여 내가 잘못된 줄 알고 병원에서 급하게들 다녀간적도 있었지.

그때 생각지도 못한 반사정보값에 대한 오류를 발견하여 의학계, 헬스케어, 그리고 로봇사회까지 한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

필, 오늘 내 가족들이 보고 싶은데 안부를 전해줄 수 있겠나? 그런표정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네. 그들도 그들에게 주어진 삶을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지 않은가? 간간히 이렇게 한번씩이라도 안부전할 때 마다 연락이 닿고 와주는 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감사하다네.

그리고 언제나 영원히 내 옆에는 ‘필’ 자네가 있지 않은가?!

※ 본 시나리오는 고령화 시대인 미래사회에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노인의 1인칭 시점 독백을 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