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오르다

  * 도서명 : 바다에 오르다

  * 저자 : 김웅서

  * 출판사 : 지성사

  * 선정부문 : 대학일반 창작 (2005년)

 

 

 

 

 

 

 

 

이 책은 선상일기이자 항해일기다. 필자는 지난해 5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42일간 태평양을 항해했다. 태평양 심해저를 탐사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단독 탐사는 아니었다.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탐사 프로젝트에 국내 대표로 참가한 것이다. 이 일기는 그때의 기록이다. 이 책은 과학에 문외한이거나 무관심한 일반인들이 한 과학자를, 과학 분야를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특히 바다를 동경하는 청소년들에겐 더더욱 유용할 것이다.

 

 

 

 

 

 

이 책은 선상일기이자 항해일기다. 필자는 지난해 5월 18일부터 6월 28일까지 42일간 태평양을 항해했다. 태평양 심해저를 탐사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단독 탐사는 아니었다. 프랑스 국립해양개발연구소의 탐사 프로젝트에 국내 대표로 참가한 것이다. 이 일기는 그때의 기록이다. 이 책은 과학에 문외한이거나 무관심한 일반인들이 한 과학자를, 과학 분야를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특히 바다를 동경하는 청소년들에겐 더더욱 유용할 것이다.

 

 

 

 

 

 

잠수정 라이트를 켰다. 긴 터널을 빠져나온 듯 암흑의 세계가 눈앞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영겁의 세월을 묵묵히 견뎌 왔을 심해의 푸르디푸른 물이 창밖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푸른색과 초록이 섞인 듯한 신비한 빛 너머로 태평양 바닥이 어스름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드디어 그 누구의 방문도 허락하지 않았던 처녀지에 도착한 것이다. 그곳의 위치는 북위 9도 34분, 서경 150도 1분. 주변은 온통 고려청자 빛깔이었다. 이런 심해에서 우리 조상들의 혼이 담긴 청자의 신비한 빛깔을 보다니…….(p.176)

튤립처럼 생긴 해면과 몸이 투명하여 내장이 다 들여다보이는 해삼도 있었다. 그들 사이로 꼬리민태라는 물고기가 잠수정을 의식하지도 않고 유유히 지나갔다. 처음 보는 물고기도 눈에 띄었다. 그 물고기는 머리가 둥글고 매끈한 공 모양이었는데 희한하게도 눈이 아예 없었다. 빛이 없는 심해에서 사는 물고기는 눈이 퇴화되어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머리에 눈은 달려 있다. 잠수정 카메라로 연신 사진을 찍었고, 내 디지털카메라로도 찍었다. 현재까지 ‘눈 없는 물고기’는 동굴에서 발견된 민물고기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p.179)

헤엄치면서 지나가는 갯지렁이가 눈에 띄었다. 이 갯지렁이는 몸 옆에 잔뜩 나 있는 발을 나불거리면서 우아하게 헤엄치고 있었다. 바닥에는 머리가 빨갛고 몸통이 하얀 예쁜 새우가 가만히 서 있었다. 경황이 없어 그 새우는 찍지 못했다. 곧이어 클리오니[Clione]라는 동물플랑크톤이 춤을 추며 눈앞에 나타났다. 클리오니는 연체동물인데 몸에 달린 작고 귀여운 날개로 헤엄치면서 산다. 작은 날개를 꼬물거리는 모습이 여간 귀엽지 않았다. 이런 심해에서 클리오니를 발견하기는 처음이었다. 날갯짓하며 헤엄치는 모습이 천사를 닮았다 하여 서양에서는 클리오니를 ‘바다의 천사’라고 부른다. … 이때 느닷없이 눈앞에 커다란 붉은 별이 나타났다. 팔이 다섯 개인 커다란 불가사리였다. 곧 로봇 팔이 출동하여 불가사리도 덥석 집어 샘플 보관함에 넣었다. (p.181)

 

 

 

 

 

이 책은 선상일기이자 항해일기다. 일기의 장점은 한 인간을 깊이 이해시킨다는 것이다. 필자의 일상의 편린들이 필자와 독자 사이를 좁혀주기 때문이다. 과학에 접근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정면 돌파하든지 에둘러 천천히 다가갈 수도 있다. 일기는 후자 방법 중 하나다. 독자들은 해양과학자의 자잘한 선상생활을 통해 해양학이란 낯선 학문과 해양과학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과학책과 일반 사람들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심해유인잠수정이 없다. 그래서 선진국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심해를 연구하기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국내 학자로서는 처음으로 심해 5천 미터 땅을 밟는다. 그곳에서 필자는 책에서만 보았던 진귀한 생명체들과 마주한다. ‘눈 없는 물고기’도 발견한다. 이 책은 과학에 문외한이거나 무관심한 일반인들이 한 과학자를, 과학 분야를 이해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특히 바다를 동경하는 청소년들에겐 더더욱 유용할 것이다.

 

 

 

※ 자료제공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