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탄생

  * 도서명 : 과학의 탄생

  * 저자 : 이영기(역자)

  * 출판사 : 도서출판 동아시아

  * 선정부문 : 대학일반 번역 (2005년)

 

 

 

 

 

 

 

 

근대 물리학은 어떻게 근대 유럽에서 생겨났을까? 근대 과학 탄생의 수수께끼를 푸는 일본 물리학자 야마모토 요시타카의 저작. 마이니치신문 출판문화대상과 제1회 일본 과학기술진흥재단 저술상을 수상했다.

근대 자연과학의 성립에 열쇠가 되었던 것은 ‘힘’, 만유인력의 법칙이었다. 저자는 고대에서 근대 초에 이르기까지 유럽에서 이 ‘힘’의 개념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그 중에서도 자력과 중력의 발견 과정을 역사적으로 추적한다. 특히, 그 과정에서 마술과 기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본문에서는 이를 위해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물활론적 전통에서 출발, 암흑의 세기라 치부되었던 중세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린다. 더불어 이슬람 과학이 유럽에 미친 영향, 대항해 시대의 개막과 함께 등장한 자연과학의 새로운 주인공들, 과학혁명의 여명을 밝힌 16세기 지식 세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등을 두루 살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길버트의 자기철학과 케플러의 천계의 물리학, 훅과 뉴턴의 자력과 중력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근대 자연과학 탄생의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야마모토 요시타카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이자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받고 있다. 1941년에 태어나 1964년 도쿄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대학원 석사를 거쳐 박사과정 재학중, 일본인 최초로 노벨상을 수상한 유카와 히데키(湯川秀樹) 선생의 부름으로 교토대학에서 소립자 물리학 연구를 하면서 ‘차세대 노벨상 수상자’로 기대를 모았다. 동시에 1960년대 말 일본의 가장 격렬했던 학생운동 시대의 도쿄대 전공투(全共鬪) 의장으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격정의 시대가 끝나갈 무렵인 1969년 2월 아사히 저널에 ‘자기부정에 자기부정을 거듭해, 평범하지만 자각(自覺)한 인간이 되어 한 사람의 물리학도로서 생을 살아가고 싶다’는 수기를 싣고 학자로서의 미래가 보장된 대학을 조용히 떠난다. 그리고 대학입시학원인 ‘예비교’에서 물리를 가르치며 재야에서 외로운 학문의 길을 걸었다. 몇 권의 물리학 관련 저서와 번역서를 출간했고, 마침내 세계적 업적이라 불리는 이 책을 20년의 구상과 2년의 집필 끝에 완성했다.

옮긴이_이영기
책을 번역한 이영기는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일하면서 과학과 철학, 영화 등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글쓰기를 즐겼다. <상식 밖의 과학사>(새길)를 저술했고, <아인슈타인의 철학적 견해와 상대성 이론>(일빛), <영화사전-이론과 비평>(한나래), <히치콕과의 대화>(한나래) 등을 번역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서문

제1부
1장 ‘힘의 발견’을 향한 첫걸음 – 고대 그리스
2장 환원론과 전체론의 대립 – 헬레니즘 시대
3장 공감과 반감의 네트워크 – 로마제국 시대
4장 중세 기독교 세계와 마술사상의 공존
5장 중세 사회의 전환과 자석의 지향성 발견
6장 스콜라철학의 한계와 긍정성 – 토마스 아퀴나스
7장 선구적 근대인, 로저 베이컨과 자력의 전파
8장 신비론으로부터의 탈주 – 페리그리누스와 ‘자기서간’

제2부
9장 근대적 세계상 – 쿠사누스와 자력의 양화
10장 고대의 재발견, 전기 르네상스의 마술사상
11장 대항해 시대와 편각의 발견
12장 자연과학의 새로운 주인공들 – 로버트 노먼과 ‘새로운 인력’
13장 과학혁명의 여명 – 16세기 문화혁명과 자력의 이해
14장 파라켈수스의 화학철학과 자기 치료
15장 ‘숨겨진 힘’을 찾아서 – 후기 르네상스 마술사상
16장 근대 자연과학을 향하여 – 델라포르타와 ‘자연마술’

제3부
17장 근대적 우주상의 등장과 길버트의 자키철학
18장 만유인력의 맹아 – 케플러의 천계의 물리학
19장 무지의 피난처 – 17세기 기계론 철학
20장 로버트 보일과 영국 기계론의 변모
21장 자력과 중력의 발견 – 훅과 뉴턴
22장 에필로그 – 자력법칙의 측정과 확정

저자 후기
역자 후기

참고문헌
찾아보기

 

 

 

 

 

 

우주상의 전환
코페르니쿠스에서 시작된 우주상의 혁명은 케플러와 로버트 훅을 거쳐 뉴턴의 손에 의해 태양계의 물리학적 질서가 해명됨으로써 일단 완성을 보게 된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 중심계에서 태양 중심계로의 기하학적 전환을 주창했지만 거기에 물리학적이면서 동역학적인 기초를 제공한 것은 케플러와 뉴턴이었다. 이들의 핵심 주장은 천체들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이라는 개념이었다. 1600년에 윌리엄 길버트는 지구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흙덩어리가 아니라 능동적인 힘을 가진 하나의 자석이라고 보았다. 케플러는 1609년 이 자석이라는 말에서 영감을 받아 태양이 행성에 자력과 같은 힘을 미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뒤이어 뉴턴은 케플러가 구한 행성의 운동법칙으로부터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각각의 질량에 비례하는 인력(만유인력)이라는 개념을 얻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통해 2천 년 가까이 지배해온 아리스토텔레스-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상을 대신하는 새로운 우주상이 탄생하게 된다. – 서문 중에서

근대 자연과학의 탄생
르네상스 마술이 1400년대와 1500년대가 서로 달랐다는 지적도 이 책이 전개한 새로운 시점이다. 피치노 등 15세기의 논자들은 마술을 자연마술과 다이몬마술로 구별하면서 다이몬마술을 종교적인 이유로 기피했으나 다이몬마술의 존재 체는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폼포나치 등 16세기의 논자들은 다이몬마술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았다. 그래서 1500년대에는 자연의 힘을 사용하는 자연마술만을 믿는 입장이 대세를 이뤘다. 이때부터 고대로부터의 전승이 아니라 실험에 의거해 델라 포르타로 대표되는 실험마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 후기 르네상스 마술이 형성되어 근대 과학으로 가는 하나의 채널이 열렸다.

 


근대 과학으로 통하는 또 하나의 채널은 기술자에 의해 기술에 대한 실험적·합리적 접근이 등장함으로써 열렸다. 16세기의 문화혁명이라고도 할 만큼 지식 세계에 커다란 지각변동이 생긴 것이다. 즉 이 세기에 인쇄 서적의 등장과 함께 대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술자와 장인이 라틴어가 아닌 속어(자국어)로 과학서와 기술서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신비주의를 벗어던진 마술과 이론화된 기술의 흐름이 만나 새로운 과학을 만드는 배경을 형성하게 된다. 이것이 이 책 제2부의 테마이다. 자세한 것은 본문을 읽기를 바라지만 어쨌든 근대 과학의 형성에 관한 나름대로 새로운 시점일 것이다. -저자 후기 중에서

 

과학사를 넘어 사상사이자 사회사, 문화사, 철학사로
책은 고대 그리스 시대까지 거슬러간다. 당시의 인식 능력으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자석과 자력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고투하는 모습은 한 편의 드라마에 못지않다. 워낙 입체적으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에 이 책은 단순한 과학사를 넘어 사상사이자 사회사, 문화사, 철학사 등으로도 읽힌다. 그 과정에서 니콜라우스 쿠사누스 같은 그동안 외면당했던 인물은 살려내고, 데카르트처럼 지나치게 부풀려진 인물은 지그시 누르면서 과학사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교정해준다.

 

나는 이 책을 세 번 읽었다. 번역에 들어가지 전, 번역하면서, 번역 후 교정을 보면서. 정말이지 그때마다 나는 저자에 압도당했다. 오랜 세월 홀로 내공을 쌓은 도인을 마주하고 있는 듯했다. 올라도 올라도 전모를 알 수 없는 깊은 산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행간에 숨은 뜻이 새록새록 새로웠다. -역자 후기 중에서

 


 

 

 

 

1천 년 인류 지성사의 공백을 메우는 세계적 업적. 마이니치신문 출판문화상, 일본 과학기술진흥재단 저술상 수상.
『과학의 탄생』은 자력과 중력이라는 근대 자연과학 성립의 주요개념으로 논의를 수렴시키면서, 2천 년 인류의 지성사의 장대한 역사를 추적한다.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물활론적 전통에서 출발, 암흑의 세기라 치부되었던 중세를 변방에서 중심으로 끌어올린다. 이는 기존의 과학사를 통렬하게 전복하는 것이다. 특히 이슬람 과학이 유럽에 미친 영향, 대항해 시대의 개막과 더불어 등장하는 자연과학의 새로운 주인공들, 과학혁명의 여명을 밝힌 16세기 지식 세계의 거대한 지각변동, 그리고 르네상스 시대의 마술사상을 집중 조명한다.
인류 지성사의 공백으로 남겨졌던 1천 년 역사의 부활, 우리는 비로소 길버트의 자기철학과 케플러의 천계의 물리학, 훅과 뉴턴의 자력과 중력의 발견에 이르기까지 근대 자연과학의 탄생의 역사를 오롯이 이해하게 된다.

 


책은 출간 즉시 일본 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도쿄대학 사사키 치카라(과학사) 교수는 “세계적 수준의 독창적 업적이며 학문 세계에 대한 준엄한 도전으로, 일본 지식인층에 커다란 임팩트를 주었다”고 평가했다. 과학사 서적으로는 보기 드물게, 일반 독자들의 반응도 놀라웠다. 아울러 일본의 문화계는 ‘제57회 마이니치 출판상’과 ‘일본 과학기술진흥재단 저술상’을 비롯한 몇 개의 묵직한 상을 수여해, 학문과 인생의 장인으로서의 그의 업적과 열정에 경의를 표했다.
미신으로 치부되던 마술사상이 세계의 체계를 규명하는 소중한 지적 유산이었습니다. ‘마법사의 돌’이 근대 과학의 탄생의 비밀을 푸는 열쇠였습니다.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르네상스기에 활발했던 마술사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점이다. 1500년대 후기 르네상스 시기에 형성된 마술사상은 기존의 다이몬마술과 달리 자연의 힘을 이용하는 자연마술로서 이후에 실험과학으로 이어지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일소하고 자연에 대한 경험과 실험을 중시하는 후기 르네상스의 자연마술은 힘을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근대 물리학적 개념의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었던 것이다.

 


실례로 니콜라우스 쿠사누스는 우주는 무한하다는 사실을 주장했다. 이는 코페르니쿠스 이후 브루노와 디그스가 내세운 지동설과 무한 우주설을 일부 앞지른 것이다. 뿐만 아니다. 그는 자연을 인식함에 있어 수(數)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케플러와 갈릴레이 이후 형성되는 수리과학을 예감케 하는 대목이다. 자력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것을 제안한 쿠사누스야말로 힘 개념에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력에 대해 ‘왜(why)’라는 존재론적 질문으로부터 ‘어떻게(how)’라는 기능적 질문으로 문제 설정이 변환되고, 그때까지의 질(質)의 자연학을 벗어나 근대 과학으로서 변모하게 되는 맹아를 그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과학사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델라 포르타에게도 햇살을 비춘다. 고대로부터의 전승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직접적인 관찰과 실험에 의거하는 마술, 즉 실험마술을 제창한 델라 포르타. 그의 저서『자연마술』은 근대 과학의 요람기인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전반에 걸쳐 놀랄 만큼 폭넓게 읽혀진 책이라고 한다. 그는 여기에서 ‘힘의 작용권’이라는 중요한 개념을 최초로 주창했다. 이는 곧바로 길버트에게 이어진 후, 케플러와 뉴턴에 의해 만류인력의 개념의 실상이 밝혀지고, 그것에 완성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항해 시대의 개막과 자연과학의 새로운 주인공들의 등장, 그리고 16세기 유럽 사회의 문화혁명.
저자는 근대 자연과학이 탄생되게 되는 또 하나의 통로를 우리에게 소개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어느 중세 역사가 못지않게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분석하며, 지구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이 일어나는 과정을 편각과 복각의 발견 과정을 중심으로 생생하게 소개한다.

 


계속된 가뭄으로 식량 위기가 나타나고 페스트가 창궐해 장기간에 걸쳐 정체하게 되는 14세기와 15세기 전반을 빠져나오면 대항해 시대가 개막된다. 저자는 이 대항해 시대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대항해 시대는 지구와 태양, 지구와 달 사이의 물리적인 힘의 관계로 파악하는 계기, 즉 지구 자체를 다시 생각하고 재발견하는 계기였다는 것이다.

 


잘 알려진 사실처럼 이 시기에 자기나침반이 사용되면서 편각이 발견된다. 또한 항해를 통해 고대와 중세에 인도에 있다고 믿었던 ‘자석의 산(자석을 끌어당기는 물체)’이 16세기에는 북극권으로 옮겨가게 되고, 다시 이는 ‘자극’으로 태어난다. 편각에 이어서 하르트만과 노먼이 복각을 발견한다.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며 스스로 운동을 하는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는 길이 개척된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발견을 통해 선원이나 장인, 군인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 근대 자연과학의 포문을 여는 새로운 주인공들로 등장한다. 그들은 또한 자신들의 경험을 많은 사람과 공유함으로써 과학 기술계에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당시 수도원이 주도하는 아카데미즘, 그들의 사변적이고 이론적인 공허한 관념에 반발해 자국어(속어)로 책을 집필했다. 당시엔 유럽 전체에서 라틴어가 공식 언어로 통용되던 때여서 지식인들이 써내는 책도 모두 라틴어로 돼 있어 일부 계층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들 기술자 계층이 독서 풍토 자체를 바꿔버린 것이다.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결국 중세 아카데미즘도 변모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유럽에 새로운 지식 사회가 도래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 자료제공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