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지키고 나라를 지키다

지난해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하여 큰 피해를 낳았습니다. 올해에는 남아메리카발 지카 바이러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에볼라 바이러스,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신종 플루(H1N1인플루엔자) 등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전염병이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처럼 21세기에도 전염병으로 인한 피해는 막대합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염병으로부터 덜 안전하다고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과학기술 발전과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눈부신 성과로 그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습니다.

한국의 파스퇴르, 이호왕 박사

바이러스를 연구하고 백신까지 개발한 대표적인 우리나라 과학자로 이호왕 박사를 꼽을 수 있습니다. 1950년 6·25 전쟁 당시 강원도에서 유엔군 600여 명이 새로운 전염병에 걸려 사망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뒤에도 1954년까지 중부전선에 주둔하던 유엔군에서 이 병에 걸린 환자가 3,000명 넘게 발생했습니다. 세계 의학계는 이 전염병을 ‘유행성 출혈열’이라 부르며 관심을 집중했으나, 20년 넘게 병원체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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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왕 박사의 연구팀은 1976년 한탄강 유역에서 사는 등줄쥐의 폐에서 유행성 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찾아내 분리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 바이러스에 ‘한탄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세계 의학계의 숙제로 남아 있던 유행성 출혈열의 정체를 밝힌 것입니다.

이호왕 박사팀은 유행성 출혈열의 진단법을 만들고 예방 백신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백신은 1991년 ‘한타박스’라는 이름으로 시판되었고, 그 결과 우리나라의 출혈열 환자 수가 4분의 1로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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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 신약개발국으로 도약하다

1983년 국내 최초로 B형 간염 백신이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간염 보균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1999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받은 최초의 국산 신약 ‘선플라’가 개발되었습니다. 선플라는 우리나라에서 흔한 위암에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2003년에는 LG생명과학의 퀴놀론계 항균제(항생제) ‘팩티브’가 국내 제약 역사상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일약 세계 10위 신약 개발국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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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의료기술을 위한 도전은 계속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맞춤의료기술 분야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맞춤의료기술은 개인의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한 진단과 처방으로 최적화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 유전체와 단백질에 대한 정교한 정보를 이용해 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임상 시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며 실패도 줄일 수 있어 효과적입니다.

현재 맞춤의료기술 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유럽을 뒤쫓고 있습니다. SLC, 녹십자, 씨젠, 굿젠 등에서 약물 유전자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인제대학교 약물유전체연구센터는 타당성이 검증된 한국인 특이적 약물 유전체 진단 관련 특허와 유전형 검사 기술을 확보해 환자 진료와 연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호왕 박사를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끈질기게 질병 치료에 매달린 덕분에 국내 보건 환경을 개선시켜나갈 수 있었습니다. 포기를 모르는 우리 과학자들의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