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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맛 이야기 ⑧ 미분과 적분: 모두에게 사랑받는 맛

|이한기 기자

 

‘치느님’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아마 ‘치맥’이라는 말은 이제 누구다 다 아는 단어가 됐을 것이다. 치킨은 원래 닭을 뜻하는 영어 단어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닭튀김 요리를 뜻한다. 하루의 마지막을 치킨과 함께 하면 모든 피곤이 사라지는 것 같다. 거기에 맥주까지 곁들이면 환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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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GIB

수학에도 치킨처럼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가 있을까? 있다. 바로 미분과 적분이다. 미분과 적분이 없는 현대 문명은 떠올리기 힘들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부터 명왕성을 지나간 탐사선까지 미분과 적분이 없었으면 이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미분과 적분의 역사는 멀리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는 흔히 미분부터 배우지만, 먼저 세상에 나온 건 적분이다.

고대 그리스는 기하학의 시대로 철학 각형이나 사각형같이 반듯한 모양의 다각형은 어렵지 않게 방법을 찾았지만, 원이나 타원처럼 휘어진 모양이 문제였다. 아르키메데스는 휘어진 도형을 다각형으로 나눠, 넓이와 부피를 구했다. 이 방법으로 구의 부피가 반지름과 높이가 같은 원기둥 부피의 3분의 2라는 걸 증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π와 같은 무리수의 근삿값도 구해냈다.

도형을 작은 부분으로 나누고 다시 합쳐 넓이와 부피를 구해냈다는 점에서 아르키메데스의 방법은 적분과 닮았다. 하지만 아직 극한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분명 한계가 있었다. 특히 적분의 짝꿍, 미분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20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환상의 파트너

미분은 곡선 위의 한 점을 지나는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과정에서 태어났다. 보통 기울기는 두 점을 지나는 선분을 그려 구한다. 아르키메데스가 도형을 잘게 쪼개 계산했듯이, 16세기 수학자들은 구하고자 하는 점에서 ‘매우 가까운’ 한 점을 택해 기울기를 구하고자 했다. 하지만 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거리가 0에 수렴하기 때문에 계산이 쉽지 않았다. 수학자들의 노력은 계속 이어졌다.

곡선을 움직이는 점의 자취로 생각하는 수학자들이 등장했다. 접선은 순간적인 움직임이며 기울기는 그 순간의 속도라는 생각이었다. 도로 위의 자동차의 속도는 계속 변한다. 길도 막히고 가끔은 신호등 앞에서 서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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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을 이용하면 자동차의 속도와 달린 거리를 쉽게 알 수 있다.
출처 : GIB

자동차가 달린 거리를 시간에 따라 그래프로 그려보면 곡선이 나온다. 이 그래프 위의 한 점을 지나는 접선의 기울기는 그 순간 자동차의 속도와 같다. 이 속도를 구하는 과정이 바로 미분이다. 그럼 반대로 자동차의 속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어떨까? 시간-속도 그래프에서 그래프 아래 면적을 모두 더하면 자동차가 달린 거리가 나온다. 이건 적분이다. 미분과 적분이 아주 가까운 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덧셈을 거꾸로 하면 뺄셈이 나오고 곱셈을 뒤집으면 나눗셈이 나온다. 수학적으로 이런 사이를 역연산 관계라고 한다. 역연산은 계산한 값을 계산하기 전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을 말한다. 덧셈을 지우려면 빼면 되고, 나눗셈을 취소하려면 곱하면 된다. 미분과 적분 사이도 바로 역연산 관계다. 복잡한 모양의 넓이를 구하는 적분과 접선의 기울기를 구하는 미분이 하나로 만난다는 뜻이다. 수학기호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고, 이를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라고 한다. 여기서 미분_적분_img5는 미분이고, 미분_적분_img6는 적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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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적분, 누가 원조야?

미분과 적분이 환상의 파트너라는 걸 처음 깨달은 사람은 영국의 뉴턴과 독일의 라이프니츠다. 한 발 앞선 건 뉴턴이었다. 뉴턴은 1665~1666년 미분과 적분이 역연산 관계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유율법’이라는 형태로 미적분을 정리했다. 그런데 이 위대한 발견을 세상에 널리 알리지는 않았다.

라이프니츠는 뉴턴보다 발견은 늦었지만 발표는 빨랐다. 1673~1675년에 ‘미적분학 기본정리’를 발표했고 1684년에는 미분을, 1686년에는 적분을 발견했다고 세상에 알렸다. 반면 뉴턴은 1704년에 이르러서야 유율법을 사람들 앞에 선보였다.

라이프니츠의 발견이 먼저 세상에 나오자, 원조 논쟁이 불붙었다. 뉴턴을 지지하는 영국의 수학자들과 라이프니츠를 옹호하는 유럽 대륙의 수학자들은 오랫동안 서로 비난하기 바빴다. 미적분학 연구가 중단될 정도였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뉴턴과 라이프니츠 모두 박수를 받을 만하다. 뉴턴이 먼저 미적분학 기본정리를 알아내고, 미적분학을 정리한 점은 분명하다. 특히 뉴턴은 물리학에 미적분을 도입했다. 덕분에 인류는 수학의 언어로 우주를 논할 수 있게 됐다. 라이프니츠가 미분과 적분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사람이라는 사실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라이프니츠는 미분과 적분을 쉽게 쓰는 방법을 만들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미분과 적분의 기호 대부분이 라이프니츠의 작품이다. 훨씬 복잡한 뉴턴의 유율법은 역사의 기록으로만 남았다.

세상을 바꾼 미적분

뉴턴과 라이프니츠 이후로도 미적분은 꾸준히 발전했다. 무한급수, 극한과 같은 개념을 미적분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 오일러의 공식으로 유명한 레온하르트 오일러도 무한급수를 이용해 복잡한 함수를 적분하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오귀스탱 코시나 리만 가설로 유명한 베른하르트 리만도 미적분을 현대적으로 정의하며 발전시켰고, 미적분은 더욱 정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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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GIB

오늘날 미적분은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자동차의 몸체를 이루는 유려한 곡선에도 미적분이 담겨 있으며, 메르스나 신종플루 같은 전염병의 전파도 미적분으로 예측할 수 있다. 비록 바이러스는 눈에 보이지 않아도 환자의 수가 증가하는 속도를 가지고 상황을 알아내는 것이다.

당연히 수학이 다루는 주제도 무궁무진해졌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움직이고 변화하는 현상을 어려워했다. 수학자들도 멈춰 있는 대상만을 연구했다. 하지만 우주의 거의 모든 것은 움직이고 변한다. 미적분은 태양계의 움직임, 우리 몸속을 흐르는 혈액 등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을 설명할 수 있게 해줬다. 미적분을 ‘자연의 언어’라고 부르는 이유다.